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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루스 오어 데어
같은 대학교에서 친해진 청춘남녀들은 봄방학이 되자 바로 옆 동네인 멕시코로 놀러갈 준비를 합니다. 멕시코의 유명한 해변가에서 놀 생각에 들떠있는 그들은 이런 류의 영화들처럼 모두 한 트렁크차에 타고는 출발합니다. 신나게 즐기던 그들의 아쉬운 마지막 날, 그들은 멕시코의 유명한 클럽에 입장해 맘껏 노는데요. 각자 흩어진 가운데 클럽 바에서 추근덕 당해 난처해하던 주인공 '올리비아'를 누군가가 다가와 구해줍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카터'라고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걸 계기로 합류한 그는 클럽 영업시간이 끝난 후 자신이 아는 좋은 곳이 있다고 하며 올리비아와 친구들을 데려갑니다. 그 곳은 이름모를 폐 수도원이었습니다. 으스스한 분위기가 풍기는 가운데 카터가 그들에게 게임을 제안합니다. 트루스 오어 데어. 진실 혹은 도전이라는 게임을.
처음에는 간단하게 재미를 추구하던 그들은 점점 갈수록 수위를 높여갑니다. 아슬아슬해진 분위기 속에서 결국 한 친구가 올리비아는 절친인 '미카'의 남자친구 '루카스'를 좋아한다고 폭로합니다. 당연히 올리비아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분위기는 썰렁해졌습니다. 그 분위기를 만회하려 다른 친구가 카터에게 올리비아에게 접근한 이유를 묻습니다. 그 친구는 아마도 올리비아에게 첫 눈에 반해서, 마음에 들어서 같은 대답을 기대했겠죠. 하지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합니다. 나는 게임을 할 사람들을 이 곳에 데려오려고 한 것이며 올리비아가 거기에 걸려든 것이라고 말입니다. 친구들은 이상한 대답에 어리둥절해 하지만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지금 하고있는 이 게임은 살아있으며, 거짓말을 해서도 안되고 거부해서도 안된다고. 그 말을 끝으로 그는 그 곳을 나가버립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미친놈한테 잘못 걸렸네 생각했겠죠.
그렇게 휴가가 끝나고 그들은 대학교로 다시 돌아옵니다. 강의실에 들어온 올리비아는 책상 위에 웬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Truth of dare'. 그녀는 장난꾸러기 친구가 또 장난을 쳤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이상해집니다. 가는 곳마다 저 글귀가 새겨져있습니다. 그녀는 이 모든게 그 친구의 장난인 줄 알고 친구에게 이런 장난 치지 말라고 화내고는 돌아섭니다. 그 후 도서관에 들린 그녀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 사람은 갑자기 새빨간 눈으로 변하더니 입이 찢어질듯이 웃으며 "Truth of dare?"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그 표정으로 진실 혹은 도전을 외쳐댑니다. 패닉에 빠진 그녀는 결국 진실을 말해버립니다. 내 친구 미카는 루카스 몰래 바람을 피운다구요. 정신을 차려보니 그 곳은 여전히 조용한 도서관 안이었고 저 멀리 앉아있던 루카스와 미카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아마도 그 조용한 도서관에서 다 들리도록 크게 외쳤나봅니다.
환각증세, 카터가 했던 이상한 말, 실제로 죽어버린 친구. 올리비아는 이 게임의 위험성을 깨닫고 모두를 불러들입니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믿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음 차례였던 루카스가 직접 체험하게되어 올리비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믿지 못하는 미카에게 웬 문자가 도착합니다. 진실 혹은 도전.
수도원에서 찍었던 사진 순서대로 게임 차례가 돌아가는 걸 보면 마치 영화 <데스티네이션>이 생각납니다. 그 영화도 사진에 찍힌 순서대로 사망하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는 적어도 게임을 완수하면 살 수 있으니 살 기회를 주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깊숙한 곳에 숨겨오고 있었던, 말하기 싫은 진실을 이야기 해야합니다. 그러면 거리낄 것 없는 사람들은 무조건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이, 앞 차례에서 진실이 두번 나오면 그 다음 사람은 무조건 도전에 응해야합니다. 도전은 누군가의 손목 부러뜨리기, 누군가를 산채로 태우기, 누군가를 칼로 찌르기 등 그야말로 끔찍한 것들의 향연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차례가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계속 돌아옵니다. 즉, 이 게임은 죽을 때까지 계속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계속된 탐색 끝에 결국 이 게임의 저주를 풀 만한 단서를 찾게되는데요. 알고보니 이 게임에는 누군가의 기물 파손으로 인해 봉인이 해제된 악령이 깃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 악령을 다시 봉인하려면 봉인을 푼 그 누군가의 혀를 잘라 항아리에 넣어야된다고 하는데요. 과연 그들은 그 누군가를 찾아 이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만약 당신이 살 수 있는 대신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상상만 해보는 지금은 이런 저런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나 혼자 희생할 것이라는 성인군자같은 대답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덕적 딜레마를 직접 겪게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 때 했던 대답과 동일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공포영화지만 무섭진 않고 (활짝 웃는 표정만 살짝 무서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트루스 오어 데어'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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