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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여기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좌천당한 FBI 요원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홀든 포드'. 비록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출장강의나 하는 신세지만 그는 그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배워나가며 범죄 해결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런 그와 파트너가 된 FBI 행동과학부의 '빌 텐치' 요원. 빌은 처음에는 홀든을 못미덥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홀든은 자기가 자청하여 교도소에 들러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을 만나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미치광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러한 반대에도 홀든은 왜 범죄자들을 면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걸까요.



프로파일링의 시초?

프로파일링이란 단어의 개념을 아마도 알고 계실겁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겐 무척 익숙한 단어일텐데요. 범인을 찾기 위한 한 방법으로써, 범죄 현장을 분석한 뒤 범인의 심리를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하는 이론입니다. 현재, 프로파일링은 널리 인정받는 범죄 수사 기법이되었지만 1970년대만 해도 이러한 이론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였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범죄자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 또는 교화되어야 될 사람들이었을 뿐, 범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런 프로파일링의 시초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프로파일링의 개념조차 잡혀있지 않았던 시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 길을 처음으로 걸어간 FBI 요원 '존 더글라스'라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극 중 '홀든 포드'가 바로 존 더글라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요. 그는 행위만을 중시했던 그동안의 범죄 해결방식이 아닌 심리라는, 그 당시엔 파격적인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해나갑니다. 싸이코패스의 심리는 싸이코패스가 잘 안다는 말은 이미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도 느낀 바가 있을텐데요. 이 드라마에서도 살인을 저지르는 싸이코패스의 심리를 알기위해 홀든은 연쇄 살인마들을 차례대로 면회하며 인터뷰를 해나갑니다. 


처음 인터뷰 타겟은 에드먼드 켐퍼입니다. 그는 실제로도 미국에서 악명을 떨쳤던 연쇄 살인마인데요. 엄청난 체격이 특징인 변태적 성향의 싸이코패스 킬러죠. 홀든이 그를 처음 만나는 순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느릿한 말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 마치 봐준다는 듯 겉으로 베푸는 친절한 행동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압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는 홀든에게 자신이 살인할 때 느꼈던 감정들과 자신의 살인 동기 등을 덤덤하게 묘사해나갑니다. 물론 죄책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기에 홀든은 그런 그와 마치 게임하듯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를 시발점으로 홀든은 다른 살인마들과도 만날 약속을 잡은 후 인터뷰를 합니다. 살인마들은 각자의 면회 스타일이 있습니다. 누구는 자신의 범죄를 과시하듯 이야기하고, 누구는 증거가 뻔히 있는데도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며 발뺌합니다. 어찌됐던 그들은 희생자를 무작위로 골라 살해한, 일반인들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홀든과 빌, 범죄심리학 교수인 '웬디'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든 프로파일링이라는 이론을 정립해나가려고 노력합니다. 



Serial Killer의 탄생!

이 과정에서 탄생하는 연쇄 살인마(Serial killer)라는 단어가 인상적인데요. 원래는 이런 개념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정교해지면서 살인을 여러번 저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들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고민하다가 탄생한 단어가 바로 연쇄 살인마입니다. 연속(Sequence)이라고 말하기엔 드문드문 벌어지니 연쇄(Serial)라는 단어를 사용한 거지요.



그들은 드라마 내내 자신들의 연구가 나중에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다닙니다. 확실히 프로파일링이라는 기법이 그동안의 범죄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된 걸 보면 그 말을 부정할 수는 없겠네요. 프로파일링의 체계가 어떻게 잡혀가는 지 지켜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홀든과 살인마와의 기싸움, 쌓은 지식으로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부분도 매우 흥미로웠던 드라마였습니다. 시즌 2도 곧 나온다고 합니다. 그동안 오프닝에 줄곧 나왔던 BTK라는 살인마가 어떻게 돌변할 지, 홀든은 그토록 만나고싶어 했던 연쇄 살인마 맨슨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PS. 전 FBI 프로파일러 존 더글라스가 저자인 원작이 있습니다. 드라마와는 어떻게 다른지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마인드헌터
국내도서
저자 :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 / 이종인역
출판 : 도서출판비채 20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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