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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시즌 1


스크림 포스터


슬래셔 공포 영화 <스크림>을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남잔지 여잔지 모르게 만드는 두꺼운 망토와 뭉크의 절규를 연상시키는 듯한 기괴한 모양의 가면은 사람들의 뇌리에 톡톡히 박혔죠. 한 때 할로윈의 단골 코스튬 플레이이기도 했는데요. 이 영화가 드라마로 부활했습니다. 사실 보기 전에는 살짝 걱정이 앞섰습니다. 약 2시간 짜리 영화를 드라마 10부작으로 만들면 지루하고, 늘어지지 않을까 하구요. 슬래셔는 짧은 시간에 누군가를 찌르고 죽이고를 반복하여 피가 낭자하는, 자극적일수록 호평받는 장르니까요. 그런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드라마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자극적인 매력은 영화에 비해 덜합니다. 대신 친구들의 꼬이고 꼬인 관계와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비밀들, 범인이 누굴지 추리해보는 과정들 등이 부족한 부분들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슬래셔라기 보다는 미스테리 추리물과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군데 군데 슬래셔 장르다운 장치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슬래셔의 공식대로 아름답고 몸매 좋은 미인이 비키니를 입고 등장합니다. 수영장에서 놀던 그녀는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듯 핸드폰을 보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불빛이 꺼지고 스피커가 자동으로 켜지는 등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그녀는 겁에 질려 두리번거리는데요. 갑자기 어디에선가 큰 물체가 날라와 수영장에 안착합니다. 수영장에 둥둥 뜬 동그란 물체. 그 것은 바로 그녀의 남자친구의 머리였습니다. 너무나도 놀란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데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스크림 가면을 쓴 그 누군가는 살려달라고 비는 그녀를 찌르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일어난 잔혹한 살인 사건. 사실 이러한 살인 사건은 처음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20년 전에도 이 마을에선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는데, 그때도 가면을 쓴 살인마가 살인을 저질렀었고, 그 살인마는 끝내 총을 맞고 사망했었습니다. 그 살인마가 다시 살아돌아온걸까요? 아니면 새로운 누군가가 그 살인마를 모방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걸까요? 범인의 정체가 도대체 누구일지 궁금해 계속 보게 된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끝나기 전까지는 이 캐릭터가 범인같고 저 캐릭터도 범인같고 계속해서 헷갈리게되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 관계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천사표 주인공 '엠마', 인기 많은 운동선수 '윌', 양성애 소녀 '오드리', 공포영화 너드 '노아', 백치미 미인 '브룩', 부잣집 반항아 '제이크', 속을 알 수 없는 잘생긴 청년 '키에런' 등등 각종 틴에이저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낱낱히 보여줍니다. 누군가와는 연인 관계, 누군가와는 원한 관계, 누군가와는 라이벌... 미국 틴에이저들의, 거의 막장이다시피 한 복잡한 관계들은 범인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물론, 보는 재미도 더해줍니다.



사실 이 드라마보다는 같은 스크림을 패러디한 <스크림 퀸즈>라는 드라마가 더 호평을 받았다고 하던데 이 드라마도 꽤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보면 멈출 수 없는 드라마 <스크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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